자공이 한수의 북쪽 지방을 지나갈 때 밭일을 하고 있는 노인을 보았다. 노인은 웅덩이를 파서 그 안에 들어가 물을 독으로 퍼 올리고 그것을 다시 밭에 대고 있었다. 엄청난 노력에 비해 성과가 매우 미미해 보였다. 이를 보고 자공이 말했다. “하루에 100개의 고랑에 물을 댈 수 있으면서도 아주 적은 수고만으로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들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러자 노인이 일어나서 자공을 보고 말했다. “어떻게 하는데요?”
자공이 대답했다. “나무로 앞쪽은 가볍고 뒤는 무겁게 하여 장치를 만드는 겁니다. 이 방법으로 매우 빠르게 물을 길어 올릴 수 있습니다. 이를 용두레라 부릅니다.”
그러자 노인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그가 말했다. “내 스승에게서 기계를 사용하여 모든 일을 기계처럼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들었소. 기계처럼 일을 하는 사람은 기계와 같은 마음이 생기고, 기계와 같은 마음을 가슴에 품는 사람은 자신의 순수함을 잃게 됩니다. 순수한 마음을 잃은 사람은 자신의 영혼의 노력에 대해 확신하지 못합니다.”
“영혼의 노력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것은 정직함과 일치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그런 것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부끄러워서 쓰지 않는 것이오.” [장자의 천지편]
Tech의 시대입니다.
HR에서도 AI에 의해 채용이 진행되고, 시스템에 따라 입력만 하면 모든 것이 결정되는 인사평가 시스템도 사용됩니다. 이제는 코칭이나 직원들과의 소통도 Tech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많은 시스템들이 귀찮고 까다로운 인사업무를 효율화시켜 일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을 강조하고 있고, 실제로 일의 효율성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반복적이고 단순한 일들에 대한 기술의 사용은 일의 효율을 높이고 실수를 줄이는 등 실무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러한 단계를 넘어 일종의 상호작용이나 판단이 필요한 영역까지 기술을 이용한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에서 HR 시스템의 활용은 필수적인 건가요? 조직 운영 관점에서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효율의 추구 & 효율의 한계
HR 뿐만 아니라 모든 실무에 있어 효율은 확보해야 할 과제입니다. 기술을 통해 실무의 부담을 줄이고 정확도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면 당연히 활용해야죠. 효율을 통해 확보되는 시간과 정신적 여유는 일의 깊이와 퀄리티를 높여줄 수 있습니다. 반면, HR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효율만으로는 HR이 추구하는 목적을 이룰 수 없는 것이 한계입니다. HR은 사람과의 관계를 다루는 것이고,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작용이 회사의 실질적인 변화와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효율만의 영역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HR의 특성에 맞고 회사가 원하는 방향에서의 효율 추구가 가능하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명확한 지향점, 시스템은 거들 뿐
HR은 효율이 목적이 되어서도 안되고, 시스템 운영으로 HR 기능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또한 HR Tech는 방법과 수단이어야 하지 추구하는 방향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회사가 좋은 인재를 확보하여 그들이 조직과 직무에 안정감과 만족감을 갖고 다른 구성원들과 협업하여 자신이 가진 능력을 회사와 일치된 방향으로 발휘하여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 이런 인사관리의 존재 이유는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수단이 될 뿐, 이끌며 만들어 갈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