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불만, 이탈… ‘심리적 계약’에서 시작된다
근로계약서에 쓰여 있지는 않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계약이 존재합니다. 바로 심리적 계약(Psychological Contract)입니다. 심리적 계약은 회사와 직원 간에 서면으로 명시되지 않은 암묵적 기대와 신뢰 관계를 의미합니다. 심리적 계약은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해당되지만, 직원이 더 크게 구속되기 때문에 주로 직원의 시각에서 논의됩니다. 예를 들면, 직원은 조직으로부터 기대하는 성장의 기회, 공정한 평가와 보상, 배려와 존중 등이 있으며, 이러한 기대는 직원 개인의 경험, 가치관, 조직 문화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 심리적 계약이 잘 지켜질 수록 직원은 조직에 대한 높은 신뢰와 몰입을 보여주며, 높은 업무 성과와 낮은 이직률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경우는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그래서 심리적 계약 관계를 잘 지키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직원이 회사에게 기대하는 것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심리적 계약을 지키기 위한 ‘개인화된 접근’
직원이 기대하는 바는 제각각입니다. 누군가는 빠른 승진을 원하고, 다른 누군가는 안정적이고 유연한 근무 환경을 중시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다양한 기대와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개인화된 접근입니다. 단순히 전 직원에 대한 설문이나 일괄적인 복지 제도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제안하는 방법은 리더와 구성원의 1:1 미팅이나 그룹 단위의 비공식적인 대화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리더는 정기적인 1:1 미팅을 통해 개인 구성원의 커리어 목표, 일에 대한 동기, 조직에 바라는 바 등을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팀이나 그룹 단위의 비공식 대화를 통해서는 심리적 안전감을 조성하고, 구성원이 스스로의 기대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뿐만 아니라 심리적 계약의 중요한 기반인 신뢰를 쌓는 핵심 요소가 됩니다. 이를 통해 개별적인 기대와 목표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직원의 기대를 적용하고 관리하는 방법
Do #1 제도와 정책 설계의 맞춤화
직원들이 기대를 파악했다면, 다음 단계는 제도화하는 것입니다. 기대와 니즈의 유형을 분류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심리적 계약의 실질적 이행’을 가능하게 합니다. 예시를 참고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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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 개발을 기대한다면 : 멘토링 프로그램, 교육 플랫폼 또는 외부 교육 지원 등을 제공
- 유연한 근무 환경을 기대한다면 : 유연근무제, 재택근무, 시차출퇴근제 등의 옵션 제공
- 커뮤니케이션 및 소속감을 기대한다면 : 사내 커뮤니티, 사내 콘텐츠 제작 참여, 리더들과의 오픈미팅 등 기회 확대
Do #2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신뢰 강화
직원들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대에 대해 솔직하게 소통하는 데에 있습니다. 직원들의 기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어떤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그렇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회사가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기대 충족보다 더 큰 신뢰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심리적 계약을 위반하는 일이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해보세요. “현재 재택근무 확대는 구조적으로 어렵지만, 대신 자율 출퇴근제 도입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한다면 현실적인 대안과 함께 조직의 노력과 의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Do #3 피드백 루프를 통한 기대 변화 모니터링
직원들의 기대는 환경과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습니다. 입사 초기에는 성장 중심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워라밸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식으로 변화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조직은 정기적인 피드백을 통해 직원의 심리적 기대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맞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제안하는 방법은 직원들의 기대 변화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피드백 루프 체계를 갖추는 것입니다. 360도 피드백, 간단한 설문, 팀 리더 리뷰(월, 분기 등)와 같은 다양한 방식을 활용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개선과 변화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Do #4 리더십 교육을 통한 심리적 계약의 인식 제고
심리적 계약 위반은 대개 조직 전체의 의도라기보다는 리더의 무심한 언행이나 소통 부족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리더들이 구성원의 기대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신뢰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절한 리더십 교육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원온원 또는 피드백 방법, 공감적 경청과 배려, 기대 관리 등의 역량 강화를 통해 리더가 심리적 계약을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특히 신규 관리자 또는 팀 리더에게는 필수적인 교육입니다.
조직 문화의 본질은 ‘관계’
심리적 계약은 HR이 다뤄야 할 가장 근본적인 주제입니다. 겉으로 포착되지는 않지만, 조직의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죠. 그래서 심리적 계약을 인식하고 잘 유지해 나가는 과정은 신뢰 기반의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과도 같습니다. 조직은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여러분의 기대를 알고,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고, 직원들이 느낄 수 있다면, 심리적 계약 관계는 건강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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